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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체육회장 당선인, 강도 높은 개혁 예고…"한 몸 불태우겠다"
다이치 | 댓글 0 | 조회 467 | 2025-01-16

유승민 체육회장 당선인, 강도 높은 개혁 예고…"한 몸 불태우겠다"

 

유승민 체육회장 당선인, 강도 높은 개혁 예고…

 

[서울=뉴시스] 김희준 이주영 수습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당선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부지런한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 체육회장 당선인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냥 기쁘지는 않다. 무거운 책임감이 들었다. 체육계의 녹록치 않은 현실에 대해 고민한 시간이었다"며 "어떤 리더가 될 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시겠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여드린 과정보다 2, 3배로 진정성을 보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역대 훌륭한 체육회장님들이 계셨지만, 그분들이 끌고 오셨던 것을 뛰어 넘어서 최고로 부지런한 체육계 일꾼이 되겠다. '우리를 위해 한 몸 불태웠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만약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면 채찍질도 해달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유 당선인은 지난 14일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 1209표 중 417표(득표율 34.5%)를 획득,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379표·31.3%),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216표·17.9%)을 제치고 당선됐다.

 

선거 제도와 이기흥 회장의 굳건한 지지층, 야권 후보 단일화 무산 등으로 이기흥 회장의 당선에 무게가 실렸던 것이 사실이지만,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딸 때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될 때도 주변의 예상을 깼던 유 당선인은 "스스로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힘들 것이라 했다. 데자뷔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는 '이걸 더 해볼 걸'이라는 후회도 남았는데, 이번에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정견 발표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긴장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투표율이 낮아 당선을 확신하지는 못했다"며 "많은 분들이 예측할 수 있지만 이변이 결과가 나오는 것이 선거인 것 같다. 스포츠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당선 비결을 두고 "길지 않은 시간 체육인들과 진심으로 소통했고, 유권자들에게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진정성이 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적의 사나이', '역전의 명수'로도 불리는 유 당선인은 "지금까지 온 것이 기적이라면 대한민국 체육에 기적이 일어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낙선한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IOC) 대표 자격으로 얻은 IOC 위원 자격도 소멸되게 됐고, 임기 만료 이전에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한국인 IOC 위원은 국제연맹(IF) 대표 자격의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만 남았다.

 

지난해 2024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8년의 IOC 선수위원 임기를 마친 유 당선인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IOC와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에 NOC 대표 자격으로 다시 IOC 위원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거를 마친 직후 바흐 위원장과도 대화를 나눴다는 유 당선인은 "곧바로 전화를 주셔서 축하한다고 하시더라. KOC와 협력 관계도 긴밀히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다"고 했다.

 

유 당선인은 "IOC 위원은 내가 할 수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체육회장에 당선되면서 국제 관계를 계속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유 당선인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이 회장 체제 하에 꼬일대로 꼬인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체육회는 문체부와의 갈등 속에 예산도 크게 삭감된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 유인촌 문체부 장관,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만났다고 소개한 유 당선인은 "추진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해주셨다.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체육인들이 우려가 많을텐데 해소하고, 한국 체육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또 "문체부에서 체육인을 존중하고, 수평 관계로 가야한다고 말씀드렸다. 학교, 지방 체육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각종 비위와 산하 단체들의 부조리한 행정 등으로 생겨난 체육계의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의심도 걷어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각종 감사의 대상이 되면서 어수선해진 체육회 내부의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도 유승민 당선인이 안은 숙제 중 하나다.

 

유 당선인은 "아직까지도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다 끝난 뒤 체육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긍정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겠다"며 "여태까지 잘 끌고온 부분은 발전시키되 개선할 부분은 강도높게, 빠르게 개혁하겠다. 체육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육회 직원 사기 진작 방안을 두고는 "현재 강도 높은 감사로 인해 체육회 모든 구성원의 자존감이 낮아져 있다. 모든 구성원이 체육에 대한 열망으로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이고,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구성원 모두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선거는 각종 논란 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의 선거 출마에 논란이 많은데, 대한체육회가 이들 단체장의 승인 권한을 갖고 있다.

 

유 당선인은 "아직 당선인 신분이라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다. 세세하게 살펴볼 생각"이라며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판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인 유 당선인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균형에 대해선 "엘리트 체육은 더욱 성장시켜야 한다"며 "다만 엘리트가 대접받아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개방해서 선수촌 활용도를 높였으면 한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선거 제도를 손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유 당선인도 여러차례 선거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 투표인단 2244명 중 1209명이 참여해 투표율 53.9%를 기록했다.

 

유 당선인은 "투표율이 생각보다 낮았다. 누군가의 압력을 받기보다 스스로 자유롭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한다고 본다"고 바꿀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희준 기자([email protected])

이주영 수습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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